러시아발 페스트 공포처럼 감염병 뉴스가 나오면 진단·제약주가 하루 만에 급등하지만, 정작 러시아 당국은 검체에서 페스트균이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런 테마주는 대부분 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라 재료가 사라지면 오른 만큼 빠르게 빠진다. 공시로 확인되는 실적 근거가 있는지 먼저 보고, 장중 호가를 보기 어려운 직장인은 상한가 추격 대신 실적이 남는 종목을 분할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

이번 불씨는 러시아발 페스트 공포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주 방역연구소 연구원이 폐렴 증세로 입원했다가 10월 2일 숨졌고, 일부 독립언론이 폐페스트 시험관 파손에 따른 감염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검체에서 페스트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원인 불명의 폐렴이라고 반박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일반 대중의 위험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사실관계가 확정되기 전인데도 증시는 먼저 움직인다. 감염병 뉴스가 뜨면 진단키트와 백신, 치료제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쏠리고, 이들 대부분이 시가총액 작은 중소형주라 변동성이 커진다. 공포가 선반영되면서 하루 이틀 새 주가가 뛰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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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다음이다. 2024년 8월 엠폭스 국면을 보면 미코바이오메드가 8월 22일까지 134%, 진매트릭스가 112%, 셀리드가 91% 올랐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씨젠이 하루 만에 13.9% 빠지는 등 같은 종목들이 급락했다. 한국거래소는 15개 종목에 투자유의를 안내하며 수십 차례 시장경보를 냈다.
이런 반락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 메르스 때도 씨젠과 랩지노믹스 같은 진단키트주가 급등했다가 재료가 소멸되자 떨어졌다. 뉴스가 가장 뜨거운 날이 주가의 정점인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공포가 커 보일수록 이미 늦었을 가능성을 함께 의심해야 한다.
둘을 가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급등 이유가 뉴스 한 줄뿐인지, 공시가 받치고 있는지다.
공시 없이 뉴스만으로 오른 종목은 기대감에 가깝고, 공급계약이나 허가 공시가 뒷받침되면 그나마 실적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실적 근거가 있어도 안심은 이르다. 코로나 시기 진단키트로 매출이 크게 늘었던 기업들조차 엔데믹 이후 실적이 꺾였다. 감염병 특수는 대부분 일시적이라, 지금 실적이 좋더라도 그 수요가 몇 분기나 이어질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직장인은 장중에 호가창을 들여다보기 어렵다. 체결이 늦는 구조라 상한가 싸움에 처음부터 불리하다. 그래서 원칙을 정해두는 편이 낫다.
첫째, 뉴스로 이미 급등한 종목은 추격 매수하지 않는다. 둘째, 테마에 넣는 돈은 전체 자산의 일부로, 잃어도 되는 금액으로 제한한다. 셋째, 살 거라면 실적과 공시가 확인된 종목을 분할로 접근한다. 넷째, 손절선과 목표가를 미리 정하고 재료가 식으면 기계적으로 따른다. 다섯째, 거래정지나 투자유의가 걸린 종목은 건드리지 않는다.
월급쟁이의 강점은 매달 들어오는 현금흐름과 긴 시간이다. 하루짜리 상한가 싸움은 그 강점을 전혀 못 쓰는 게임이다. 뉴스가 뜨거울 때 올라타는 대신, 열기가 식은 뒤에도 실적이 남는 종목을 보는 쪽이 직장인에게 맞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