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연 12%'는 우대조건을 모두 채웠을 때의 연환산 금리라, 월 30만 원을 6개월 부어도 세후 이자는 5만 원대에 그친다. 짧은 계약기간과 낮은 월 한도, 매월 분할 납입 구조, 15.4% 세금이 겹치면서 광고 금리가 실이자로 크게 줄어든다. 가입 전 기본금리와 월 한도, 우대조건, 세후 이자를 직접 계산해 실제 수익을 가늠해야 한다.

"최고 연 12%" 같은 문구는 사실 "모든 우대조건을 다 채웠을 때의 연환산 금리"라는 뜻이다. 여기엔 두 개의 함정이 숨어 있다. 하나는 '최고'라는 조건, 다른 하나는 '연환산'이라는 계산 방식이다.
구체적인 예로 보자. KB국민은행의 한 적금은 최고 연 12%를 내세웠지만 만기가 6개월이고 매달 나눠 넣는 상품이다. 월 30만 원을 6개월 부으면 세전 이자는 약 6만 3,000원,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약 5만 3,000원이 남는다. 6개월간 원금 180만 원을 넣고 받는 이자가 5만 원대라는 이야기다. "180만 원 넣으면 186만 원"이라는 광고 문구가 그래서 나온다.
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토스뱅크의 31일짜리 적금은 최고 연 10%를 적용받아도 기간과 한도가 워낙 작아 세전 이자가 679원 수준에 그친다. 금리 숫자만 보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자릿수 금리가 붙는 상품일수록 기간이 짧고 한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는 점을 먼저 의심하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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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연 12%인데 왜 원금의 12%가 안 나올까. 이유는 세 가지가 겹친다.
먼저 적금은 매달 돈을 나눠 넣는다. 첫 달에 넣은 돈은 만기까지 이자가 붙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한 달치 이자만 붙는다. 그래서 실제 이자가 붙는 평균 기간은 계약기간의 절반 정도다. 표시금리에 총 납입액을 곱한 값과는 애초에 다르다.
여기에 기간과 한도가 더해진다. 이벤트성 상품은 계약기간이 1~6개월로 짧고 월 납입한도가 10만~30만 원으로 묶여 있는 경우가 많다. 금리가 높아도 원금과 시간이 작으니 이자의 절대 금액이 커질 수 없는 구조다. 마지막으로 이자에서 15.4%의 세금이 빠진다. 이 세 가지를 통과하고 나면 광고의 두 자릿수 금리는 몇만 원 단위 이자로 내려앉는다.
우대조건도 빼놓을 수 없다. 카드 사용 실적, 첫 거래, 자동이체, 급여이체처럼 조건을 100% 채워야 최고금리가 적용된다. 하나라도 놓치면 기본금리로 떨어져 광고 금리와 실제 금리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
혹하기 전에 다음 순서로 따져보면 실제 수익이 보인다.
계산이 번거로우면 은행·핀테크 앱의 적금 계산기에 월납입액과 금리, 기간을 넣어보면 세후 만기 이자가 바로 나온다. 고금리 특판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짧은 기간에 소액을 굴리는 '용돈 이자' 상품으로 보면 나쁘지 않지만, 목돈을 크게 불리는 수단으로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다. 광고의 금리가 아니라 내가 받게 될 세후 이자의 절대 금액으로 판단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