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11월 2일부터 PBR이 업종 내에서 낮은 상장사 151곳에 '저PBR' 표시를 붙여 증권사 앱 종목명 옆에 노출하기 시작했다. 이 표시는 저평가 추천이 아니라 '최근 3년 업종 내 PBR 하위'라는 분류여서, 숫자만 보고 싸다고 판단하면 가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같은 업종 평균과 비교하고 ROE·PER를 함께 확인한 뒤 판단하는 것이 이 표시를 읽는 핵심이다.

한국거래소는 11월 1일 저PBR 상장사 151곳을 처음 공개했다. 코스피 96곳, 코스닥 55곳이다. 11월 2일부터 거래소 공시시스템(KIND) 밸류업 페이지에 명단이 오르고, 증권사 HTS·MTS 종목명 옆에도 '저PBR' 태그가 붙는다.
기준이 중요하다. 최근 3년간 업종 안에서 PBR이 코스피는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들어온 기업이 대상이다. 글로벌 산업분류(GICS) 11개 업종으로 나눠 순위를 매긴다. 처음 185곳이 걸렸지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낸 34곳은 빠졌고, 오래 저평가가 이어진 15곳은 계획을 내고도 명단에 남았다. 즉 이 딱지는 '업종 안에서 상대적으로 PBR이 낮았다'는 분류이지, 절대적인 저평가 판정이 아니다.

Alex Luna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시가총액을 회사의 자본총계로 나눈 것과 같다. 1배면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과 같고, 1배 미만이면 장부가보다 싸게 거래된다는 뜻이다. 이번 공표 대상의 PBR 단순 평균은 약 0.25배로, 국내 상장사 평균(약 1.8배)보다 크게 낮다. 이마트는 0.15배, 현대제철은 0.19배였다.
다만 낮은 PBR이 곧 '싸고 좋은 주식'은 아니다. 시장이 그 회사의 미래 수익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싼 데는 이유가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세 지표를 겹쳐 봐야 한다.
| 지표 | 무엇을 보나 | 함께 읽는 법 |
|---|---|---|
| PBR | 순자산 대비 주가 | 1배 미만이면 장부가보다 쌈 |
| PER | 이익 대비 주가 | 이익 흐름이 받쳐주는지 확인 |
| ROE | 자본으로 버는 능력 | 낮으면 낮은 PBR이 정당화됨 |
PBR은 ROE와 짝을 이룬다. 자본으로 돈을 얼마나 버는지가 낮으면(ROE 저조) 낮은 PBR은 '정당한 할인'이다. 반대로 ROE가 괜찮은데 PBR이 낮다면 진짜 저평가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PER로 이익 흐름까지 확인하면 '이유 있게 싼 주식'과 '이유 없이 싼 주식'이 갈린다.
은행·보험·철강·유통은 구조적으로 PBR이 낮고, IT·바이오는 높다. 거래소 기준도 전체가 아니라 업종별 하위다. 그러니 전체 시장 평균이 아니라 같은 업종 평균과 견줘야 의미가 있다. 철강주의 PBR 0.4배를 IT주 1.5배와 바로 비교하는 것은 틀린 비교다.
표시를 그대로 매수·매도 신호로 읽으면 곤란하다.
확인 순서는 이렇게 잡아두면 된다. 먼저 같은 업종 평균 PBR과 비교하고, ROE로 수익성을, PER로 이익 흐름을 본 뒤, 배당·자사주 같은 주주환원이나 개선계획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 조건이 겹쳐 수익성이 받쳐주고 주주환원 계획까지 있다면 재평가를 기대해볼 만하다. 반대로 세 지표가 모두 약하다면, 싼 데는 이유가 있다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