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8월 20일 규제 완화 기대와 대규모 숏스퀴즈로 7만2천달러선을 회복했다. 다만 반등 동력의 상당 부분이 공매도 청산 같은 단기 수급이어서 방향이 확정됐다고 보긴 이르다. 살지 말지는 시세가 아니라 감당 가능한 비중과 분할 계획이 먼저 서 있느냐로 판단해야 한다.
8월 20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약 6.2% 오른 7만2천812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도 같은 시각 2천340달러로 하루 만에 12%가량 뛰었다. 며칠 전까지 지지부진하던 시세가 갑자기 방향을 튼 셈이다.
배경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규제 기대다. 클래리티법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코인베이스 등 업계 CEO를 백악관으로 불러 처리를 재촉했고, 존 튠 상원의원이 9월 15일 표결 일정을 잡았다.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찬성 60표 이상을 확보했다고 전망했다. 둘째는 거시 환경이다. 미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로 장기 금리가 내리고 달러가 약해지면서 위험자산에 돈이 돌기 좋아졌다.
셋째가 이번 급등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한 시간 남짓 동안 약 10억달러, 24시간 기준 30억달러가 넘는 매도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른바 숏스퀴즈다. 하락에 베팅한 자금이 한꺼번에 되사면서 가격을 밀어 올린 것이라, 수요가 탄탄해서 오른 것과는 결이 다르다.
Photo by Swello on Unsplash
반등 소식을 보면 가장 먼저 "얼마에 사느냐"가 떠오르지만, 순서가 틀렸다. 먼저 정할 것은 전체 자산에서 코인이 차지할 비중이다.
개인 투자자에게 통상 권해지는 기준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10~15%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월급에서 생활비와 비상금, 대출 상환을 뺀 뒤에도 없어져도 버틸 수 있는 돈, 딱 그만큼이 상한선이다.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얼마를 벌까"보다 "얼마까지 잃어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나"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여기서 감당 가능한 최대 손실 금액을 숫자로 적어 두는 게 핵심이다. 머릿속으로 "조금이면 괜찮다"고 넘기면 급등장에서 그 선이 쉽게 무너진다. 예를 들어 여유자금 500만원을 코인에 넣을지 고민한다면, 그 500만원이 전체 자산에서 몇 %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전 재산의 절반이라면 10~15% 기준으로는 이미 과한 셈이다.
정해둔 비중이 있다면 다음은 진입 방식이다. 오른 뒤 한 번에 몰아넣는 대신 나눠 사는 편이 심리적 부담과 고점 매수 위험을 함께 줄인다.
지금 시세가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동력의 상당 부분이 단기 수급이다. 방향이 확정됐다고 보긴 이르다. 살지 말지는 시세가 아니라 본인이 감당할 비중과 분할 계획이 먼저 서 있느냐로 판단하는 게 맞다. 특히 처음이라면 확신이 설 때까지는 상한선을 낮게 잡고, 잃어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에서만 시작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