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배상은 내가 남의 차나 재물에 입힌 손해를 보상하지만 가입한 한도까지만 보험사가 내주고, 초과분은 운전자가 직접 문다. 한도를 3천만원에서 10억으로 올려도 보험료는 연 4만원 안팎 차이에 그치고 5억과 10억 사이는 수백원 수준이다. 고가차·전기차가 많은 도심을 주로 달린다면 사고 한 번의 위험을 생각할 때 한도를 넉넉히 잡는 쪽이 유리하다.
앞차를 들이받아 상대 차가 망가지면 그 수리비는 내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에서 나간다. 대물배상이 책임지는 건 수리비만이 아니다. 상대가 차를 고치는 동안 빌려 타는 대차료, 영업용 차량이라면 휴차 손해, 그리고 사고로 떨어진 중고 시세(시세하락손해)까지 포함된다.
여기서 핵심은 '한도까지만' 보험사가 낸다는 점이다. 아무리 큰 사고라도 내가 가입한 대물 한도를 넘는 금액은 보험이 책임지지 않는다.
Photo by Mathias Reding on Unsplash
현행 법에서 의무로 가입해야 하는 대물배상은 사고 1건당 2천만원이다. 문제는 수입차 수리비가 수천만원을 넘기는 일이 드물지 않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의무보험 2천만원만 든 상태에서 고가 외제차를 들이받아 수리비가 5천만원이 나왔다면, 보험이 2천만원을 내고 남은 3천만원은 운전자가 직접 물어야 한다. 대물배상에서 자기 부담이 생기는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이 '한도 초과분'이다. 한도를 아끼려다 사고 한 번에 수천만원을 떠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 가지는 구분해 두는 게 좋다. 한도를 높여 둔다고 사고 뒤 보험료가 더 오르는 건 아니다. 대물 사고를 내면 물적사고할증기준금액(보통 50·100·150·200만원 중 선택)을 넘는 순간 다음 해 보험 등급이 내려가 보험료가 할증되는데, 이 할증은 가입 한도와 무관하게 사고 자체로 결정된다. 즉 한도를 넉넉히 잡는 것과 사고 뒤 할증은 별개의 문제다.
그런데 대물 한도를 높이는 비용은 생각보다 적다. 한 보험 견적 기준으로 한도별 보험료를 보면 아래와 같다.
| 대물 한도 | 연 보험료(예시) | 3천만원 대비 |
|---|---|---|
| 3천만원 | 288,410원 | - |
| 5억원 | 329,650원 | +41,240원 |
| 10억원 | 329,950원 | +41,540원 |
한도를 3천만원에서 10억으로 올려도 보험료는 연 4만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친다. 특히 5억과 10억의 차이는 300원에 불과하다. 보장 금액은 두 배인데 보험료 차이는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셈이다. 물론 절대 금액은 운전자 나이와 차종, 보험사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숫자는 비교용 예시로 보는 게 맞다.
한도를 정할 때는 주로 어디서, 어떤 차들 사이에서 운전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5억과 10억의 보험료 차이가 수백원 수준이라면, 굳이 낮은 한도를 고를 이유는 크지 않다. 대물 한도는 매달 내는 돈을 아끼는 항목이 아니라,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한 번의 사고를 막아 두는 항목에 가깝다. 보험을 갱신할 때 대인·자차만 보지 말고 대물 한도부터 한 번 확인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