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3일 장중 6% 넘게 급락해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면서 적립식 투자자 사이에서 자동이체 중단 고민이 커졌다. 급락기는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수량을 사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적립식이 가장 유리한 구간이라 급락 자체는 멈출 이유가 되지 않는다. 중단 여부는 지수가 아니라 비상금 유무와 돈 쓸 시점, 월 납입 비중으로 판단해야 하며 생활이 빠듯하면 끊기보다 금액을 줄이는 편이 낫다.

지난 13일 코스피는 장중 6.39% 급락해 5,976까지 밀렸다. SBS비즈 보도를 보면 이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23% 넘게 뛴 50.24를 기록했다. 매달 ETF나 펀드를 적립식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이번 달 자동이체를 멈출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론부터 말하면, 급락 자체는 자동이체를 멈출 이유가 아니다. 오히려 적립식 투자가 가장 유리하게 작동하는 구간이 급락기다. 멈출지 말지는 지수가 아니라 내 상황을 따져 정할 문제다.

Mikhail Nilov
적립식 투자의 핵심은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데 있다. 매달 같은 금액을 넣으면 가격이 쌀 때 자동으로 더 많은 수량을 산다. 지수가 6,000일 때 30만원으로 사던 양을, 4,000으로 떨어지면 1.5배 더 사게 된다.
급락할 때 자동이체를 멈추면 이 효과를 스스로 버리는 셈이다. 비싼 구간에서는 꼬박꼬박 사고 정작 싼 구간에서 사지 않는, 거꾸로 된 매매가 된다.
물론 이 효과는 지수가 언젠가 회복한다는 전제에서 성립한다.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적립식으로 사는 이유가 여기 있다. 회복 시점은 아무도 모르지만, 분산된 지수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해 왔다는 점이 적립식의 근거다.
그렇다고 무조건 유지가 정답은 아니다. 멈추거나 줄이는 게 합리적인 경우도 있다. 중단을 고민한다면 지수가 아니라 아래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한다.
첫째, 비상금이다. 갑작스러운 지출에 쓸 3~6개월치 생활비가 따로 있는가. 비상금이 없어 투자금을 헐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급락과 무관하게 납입 규모 자체를 다시 봐야 한다.
둘째, 투자 기간이다. 이 돈을 언제 쓸 것인가. 1~2년 안에 쓸 돈이라면 회복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반대로 10년 뒤 쓸 돈이라면 지금의 급락은 평균단가를 낮추는 기회에 가깝다.
셋째, 월 납입 비중이다. 적립액이 월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면, 급락이 길어질 때 생활이 흔들린다. 계속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인지 점검한다.
위 점검을 마쳤다면 다음 기준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정리하면, 급락일의 자동이체 여부는 지수의 등락이 아니라 비상금과 투자 기간, 납입 여력으로 판단할 문제다. 시장이 무섭다는 이유만으로 멈추는 것이 가장 피해야 할 선택이다. 멈춰야 한다면, 공포가 아니라 내 상황이 그 근거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