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0월 21일 3.29% 올라 전날 급락을 거의 만회했지만, 이달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18% 넘게 낮은 수준이다. 투자금을 한 번에 넣을지 나눠 넣을지는 평균 수익률에서 유리한 일시 투입과 손실 방어에서 유리한 분할 투입 사이의 선택이다. 투자 기간이 길고 현금 비중이 넉넉하면 일시 투입이, 기간이 짧거나 전 재산에 가까운 돈이면 분할이나 적립식 유지가 현실적이다.
코스피는 10월 21일 3.29% 올라 5,735.66으로 마감했다. 전날 3.73% 떨어진 낙폭을 거의 되돌린 하루였고, 장 초반에는 매수 사이드카까지 걸렸다. 삼성전자가 5.67%, SK하이닉스가 5.81% 뛰었고 외국인은 이 두 종목만 당일 6,72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반등 하루가 손실을 지운 건 아니다. 코스피는 이달 2일 7,003대에서 21일 5,735대까지 3주 만에 18% 넘게 빠졌다. 삼성과 SK 두 그룹의 시가총액에서만 818조원이 날아간 뒤의 반등이다. 지금 투자금을 넣으려는 사람이 마주한 건 "바닥을 찍고 오르는 장"이 아니라 "크게 빠진 뒤 하루 튄 장"이다.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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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1,200만원을 굴린다고 해보자. 방법은 둘이다. 급등한 오늘 전액을 넣거나, 여섯 달에 걸쳐 월 200만원씩 나눠 넣는 것이다.
한 번에 넣으면 시장이 계속 오를 때 상승분을 전부 받는다. 반대로 다시 빠지면 1,200만원 전체가 곧바로 평가손으로 잡힌다. 만약 이달 2일 고점에 전액을 넣었다면 3주 뒤 평가액은 18% 가까이 줄었을 것이다. 나눠 넣으면 그 3주 동안 더 싼 가격에도 사들여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지고, 아직 넣지 않은 돈은 하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대신 시장이 그대로 오르기만 하면 늦게 들어간 만큼 수익이 줄어든다.
평균적으로는 한 번에 넣는 쪽이 조금 낫다. 뱅가드가 미국·영국·호주 시장을 길게 분석한 결과, 일시 투입이 분할 투입보다 높은 성과를 낸 경우가 약 3분의 2였다. 시장은 장기적으로 오른 날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격차는 크지 않고, 하락 방어는 분할 쪽이 낫다. 같은 분석에서 1년 기준으로 돈을 넣은 뒤 평가손을 본 비율은 일시 투입이 22.4%, 분할이 17.6%였다.
매달 일정액을 자동이체로 넣고 있다면, 이번 급등락은 멈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적립식의 핵심은 비쌀 때 적게, 쌀 때 많이 사들여 평균단가를 다듬는 것이다. 이달처럼 18% 빠졌다가 하루 3% 오르는 구간은 적립식이 더 싸게 담을 수 있었던 시기다.
무서워서 이번 달 납입을 건너뛰면,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날을 놓치는 선택이 되기 쉽다. 반대로 급등했다고 평소보다 크게 밀어 넣는 것도 적립식의 규칙을 스스로 깨는 일이다. 흔들리는 장에서 적립식의 장점은 '그대로 두는 것'에서 나온다.
문제는 당장 넣을 목돈이 따로 있는 경우다. 여기서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나 매수 사이드카를 '이제 오른다'는 신호로 읽지 않는 게 좋다.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급변했다는 변동성 표시일 뿐 방향을 보장하지 않는다. SK하이닉스가 2개월간 이어온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이날 끝낸 점을 보면, 주가를 받치던 힘 하나는 오히려 사라졌다.
확인되지 않은 반등을 좇기보다, 자기 조건에 맞춰 넣는 방식을 미리 정해두는 편이 낫다.
투입 방식은 시장 전망이 아니라 내 상황 두 가지로 가른다.
정답이 하나인 문제가 아니다. 다만 "급등했으니 지금이라도"라는 조급함과 "더 빠질까 봐"라는 공포는 둘 다 방향을 맞히려는 시도라는 점은 같다. 맞히기 어렵다면, 기간과 현금 비중이라는 내 조건에 투입 속도를 맞추는 쪽이 오래 버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