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4년 추정실적으로 공모가를 정해 코스닥에 상장한 105개사 중 상장 첫해 추정치를 달성한 곳은 5.7%에 불과했다. 특례상장주의 공모가는 과거 실적이 아닌 미래 추정치에 기대므로, 그 추정이 빗나가면 주가도 무너진다. 청약 전 증권신고서에서 공모가 산정근거와 추정 재무제표를 직접 확인하고, 잃어도 되는 소액으로만 접근해야 한다.
특례상장은 지금 당장 매출이나 이익이 없어도, 기술성과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코스닥에 들어올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지난 20여 년간 260곳 넘는 기업이 이 길로 상장했다. 바이오, 로봇, 우주, 반도체 설계처럼 "3년 뒤에 돈을 번다"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공모가다. 과거 실적이 없으니 회사가 제출한 미래 추정 실적이 공모가의 핵심 근거가 된다. 증권신고서에는 몇 년 뒤 매출과 영업이익이 얼마가 될지 추정치가 적히고, 그 숫자에 유사기업 PER 같은 배수를 곱해 기업가치를 매긴다. 청약에 참여한다는 건 사실상 이 추정치를 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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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추정치는 얼마나 맞을까. 이투데이가 2025년 12월 보도한 금융당국 점검 결과를 보면, 2022~2024년 추정실적을 근거로 공모가를 정해 코스닥에 상장한 105개사 중 상장 당해연도 추정치를 실제로 달성한 곳은 6개사, 5.7%에 그쳤다.
괴리는 영업이익에서 특히 벌어진다. 매출 괴리율 평균은 2022년 39.3%, 2023년 44.2%, 2024년 28.5%였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 괴리율은 153.3%, 2015.4%, 216.3%로 뛰었다. 추정치와 실제가 수십 배 차이 난 해도 있었다는 뜻이다. 2023년 상장한 파두는 그해 매출을 1203억 원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는 225억 원이었다.
숫자만 보면 추정실적은 "달성 가능한 목표"가 아니라 "상장을 위한 희망치"에 가깝다.
추정치를 부풀릴 유인은 구조에 박혀 있다. 공모가가 높을수록 회사와 주관사가 손에 쥐는 자금이 커진다. 반면 추정이 빗나가도 상장을 되돌릴 수는 없다. 상장만 하면 끝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검증과 제재도 약하다. 금융당국은 상장 이후 사업보고서에 추정치와 실제 실적의 차이, 그리고 그 사유를 표준 양식으로 적도록 제도를 고쳤다. 그런데 괴리율 공시 현황을 점검해 보니 110개사 중 절반에 가까운 49개사가 '미흡' 판정을 받았다. 차이가 10%를 넘는데도 원인 분석이 부실하거나, 계산을 틀리거나, 항목을 빠뜨린 사례다. 틀린 추정에 책임을 묻는 장치가 아직 헐겁다.
그래서 확인은 홍보 자료가 아니라 공시 원문에서 해야 한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열고 다음을 보자.
특례상장 제도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당장 이익이 없는 유망 기술기업에 자본을 대는 통로이고, 금융당국도 초격차 기술특례를 새로 만드는 등 문은 넓히는 방향이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분명한 건, 공모가에 담긴 미래가 대체로 실현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달성률 5.7%라는 숫자는 특정 종목을 피하라는 뜻이 아니라, 이 영역 전체를 '검증되지 않은 베팅'으로 다루라는 뜻에 가깝다. 추정실적이 공모가의 근거라면, 그 추정이 틀렸을 때 잃어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을 금액까지만 넣는 게 현실적이다. 자산의 큰 비중을 걸 자리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