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11월 4일 이사회에서 SK에코플랜트 잔여 지분 약 25%를 주당 8만8000원에 사들여 상장 대신 지분 100%의 완전자회사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자회사를 따로 상장하지 않고 지주사가 통째로 품으면 중복상장 할인 부담은 줄지만 1조원대 현금이 지주사 밖으로 빠져나가는 양면성이 있다. 공개매수 조건과 주식교환 방식, 지주사의 현금흐름을 공시로 확인한 뒤 판단해야지 '완전자회사'라는 한 단어로 매매를 정할 일은 아니다.
SK㈜가 자회사 SK에코플랜트를 증시에 상장시키는 대신 지분 100%를 가진 완전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11월 4일 이사회에서 아직 보유하지 않은 잔여 지분 약 25%(1643만여 주)를 주당 8만8000원에 사들이기로 의결했고, 공개매수는 11월 5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전량 매입 시 들어가는 돈만 약 1조4500억원이다. 매수가 끝나면 현금을 지급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나머지를 정리해 지분 100%를 채운다.
SK㈜ 주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호재인가 악재인가"보다 먼저 이 거래가 지주사 가치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주는지부터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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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를 따로 상장시키지 않고 지주사가 100% 보유하면 이익이 분산되지 않는다. 자회사가 버는 돈과 배당이 온전히 지주사로 들어오고, 모회사와 자회사가 같은 사업으로 동시에 상장돼 주주 가치가 희석되는 '중복상장' 논란에서도 벗어난다. 상장 자회사가 하나 줄면 지주사 주가가 자회사 가치를 덜 반영하는 이른바 '지주사 할인'을 키우던 요인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다.
반대 측면도 분명하다. 25% 지분을 현금으로 사오는 데만 1조원이 훌쩍 넘는 돈이 지주사 밖으로 빠져나간다. SK㈜는 앞서 4월에도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약 4000억원에 사들였다. 두 거래를 합치면 1년 사이 1조8000억원가량을 투입하는 것이다. 들어올 이익과 나갈 현금을 같은 저울에 올려야 그림이 보인다.
이번 결정의 핵심은 2022년부터 추진하던 SK에코플랜트 상장을 사실상 접었다는 점이다. 당시 FI들과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마치기로 한 약정이 있었는데, 4월에 그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기한 압박이 풀렸다. 여기에 정부의 자회사 중복상장 억제 기조와 기존 주주 반발이 겹치자, 분리 상장보다 통째로 품는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을 통한 외부 자금 조달 대신 지주사 자금으로 투자를 감당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자회사의 자체 현금창출력과 지주사의 차입 여력이 이전보다 중요해졌다.
뉴스 제목만으로는 가격의 적정성을 알 수 없다. 공개매수설명서와 주식교환 관련 공시에서 다음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완전자회사' 같은 단어는 방향을 짐작하게 해 줄 뿐 매매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자회사 이익이 온전히 들어오는 효과가 1조원 넘는 현금 유출을 상쇄하고도 남는지는 숫자로 따져야 알 수 있고, 그 숫자는 공시와 다음 분기 실적에서 확인된다. 지주사 할인이 실제로 줄어드는지는 시장이 몇 분기에 걸쳐 평가할 문제다. 헤드라인에 반응해 당장 사고팔기보다, 공개매수가 끝나는 시점의 지분 구조와 지주사의 현금 상황을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