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수익 인증글은 성공 사례만 선별해 보여주기 쉽고, 금융감독원은 유명 투자자 추종을 내세운 리딩방·카피트레이딩 사기를 반복 경고해 왔다. 인증글이 공개되는 시점엔 이미 가격이 올라 있거나 대량보유 공시조차 실제 매수보다 며칠 늦어, 따라 사는 쪽이 불리하다. 남이 샀다는 이유가 아니라 매수 근거와 단가·손절선·비중을 스스로 정할 수 있을 때만 사는 것이 안전하다.

유명 트레이더의 '+300% 수익 인증'을 보면 마음이 흔들린다. 그런데 그 스크린샷 한 장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가리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생존편향이다. 성공한 거래는 캡처해서 올리고, 실패한 거래는 조용히 사라진다. 그 결과 전체 성적은 평범하거나 마이너스인데도, 공개된 화면만 보면 백전백승처럼 보인다. 수익 화면은 전체 거래 중 가장 좋은 한 장면일 수 있고, 익명 게시물이라면 그 숫자가 진짜인지 확인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구체적인 숫자가 적혀 있다고 해서 검증된 숫자인 것은 아니다.
정작 따져야 할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공개되지 않은 부분이다. 언제 얼마에 샀는지, 손실 난 종목은 몇 개인지, 전체 계좌의 수익률은 얼마인지. 이 정보가 빠진 인증글은 결과만 보여주는 광고에 가깝다.

Tima Miroshnichenko
설령 그 사람이 정말 그 종목으로 돈을 벌었다 해도, 따라 사는 쪽은 출발선이 다르다.
인증글이 올라오는 시점에는 이미 주가가 오른 뒤인 경우가 많다. 글을 쓴 사람은 낮은 가격에 샀고, 그 글을 보고 들어가는 사람은 오른 가격에 산다. 같은 종목을 샀어도 매수 단가가 다르니, 같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
제도상으로도 시차가 있다. 자본시장법은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되면 그날로부터 5영업일 이내에 보고·공시하도록 하고, 이후 1% 이상 지분이 바뀔 때도 마찬가지다. 즉 '큰손이 샀다'는 사실이 공시로 알려질 무렵이면 실제 매수는 이미 며칠 전에 끝나 있다. 공개된 정보를 보고 움직이는 순간, 늦은 출발이라는 뜻이다.
따라 사려는 심리 자체가 노림수가 되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은 유명 투자자의 거래를 실시간으로 따라 할 수 있다며 수백만 원의 가입비를 받는 카피트레이딩 사기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피해자는 가입 뒤 손실이 이어져 두 달 만에 해지를 요청했지만, 돌려받은 돈은 36만 원에 불과했다.
리딩방 자체가 불법인 경우도 많다. 개인이나 일반 법인이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은 미등록 투자자문으로 자본시장법상 불법이며, 유사투자자문업자는 1대1 자문을 할 수 없다. 금감원이 유사투자자문업자 745곳을 점검한 결과 112곳에서 130건의 위법 혐의를 적발했고, 이 중 18곳은 수사가 의뢰됐다. 직전 점검의 약 두 배 수준이다.
더 위험한 것은 운영자가 미리 사둔 종목을 추천해 투자자들이 그 물량을 받아주게 만드는 선행매매다. 이 경우 추종 매수자는 고점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게 되고, 심하면 주가조작 사건에 엮이기도 한다. 금감원은 손실 보전이나 수익 보장을 약속하는 계약은 불법이고 민사상 효력도 없으며, 제도권 금융회사인지는 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서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인증글을 아예 보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누가 샀다'가 매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기 전에 다음을 스스로 통과시킬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남의 확신은 내 돈을 지켜주지 않는다. 같은 종목을 사더라도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이유로 사면, 손실이 나도 다음 판단을 고칠 수 있다. 따라 사기만 하면 왜 잃었는지도 모른 채 끝난다. 월급으로 모은 돈일수록, 종목보다 기준이 먼저다.